"마카롱 입문, 그에게 가는 길"
마카롱이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마카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도 몰랐습니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디자인 소품 같은 것이 먹는 거였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파란색과 빨간색 등 강렬한 유채색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가 파리바게트의 초콜릿 마카롱이 맛있다고 해서 먹어 보게 됐습니다.
아니 그런데 가격이 피자빵 보다 비싸다니.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다양한 오감을 느껴보고 세상을 떠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후부터였습니다.
그렇게 마카롱의 세계에 입문은 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자주 먹진 못했습니다.
파리바게트의 마카롱이 가장 맛있는 마카롱인 줄 알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마카롱을 좋아하는 친구가 또 다른 마카롱 집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아침부터 줄을 섰고, 약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마카롱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맛은 바로 신세계......
"프랑스가 마카롱을 탄생시킨 곳이다", "이탈리아가 원조다" 말이 많지만 저는 그런 것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원조 프랑스 방식의 마카롱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쫀득한 맛이 아닙니다.
고급 마카롱 집에서 거금을 주고 맛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겉은 약간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습니다.
"이맛이 아닌데?"
사실 마카롱의 종류가 다른 것인데 실력이 없거나 맛이 없는 곳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유행을 하기 시작한 3년? 정도 전쯤에는 실제로 실력이 부족한 전문점 아닌 전문점이 많았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불평을 했습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마카롱의 맛은 내버려두고 가격만 가져왔어!"
마카롱은 귀족들의 간식이라고도 불리는 디저트였습니다.
밀가루보다 비싼 재료와 기술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비싼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카롱을 먹으면서 "달지 않고 맛있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여러 번 봤습니다.
분명 엄청 단데 달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맛있기 때문에 0칼로리가 되는 과정일까요.
"나도 마카롱 만들어보고 싶다"
너도 나도 마카롱 창업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곳을 많이 봐왔습니다.
유튜브처럼 되든 안되든 "일단 배워보기라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비싼 가격의 근본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재미 삼아 배워보고 싶기도 했고요.
때마침 먹는 것 만으로는 직성이 안 풀린 친구가 문화회관에서 수강 신청을 받는다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마카롱 정규과정이 아니라 베이커리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갔더니 저 빼고는 모두 여성분들이셨어요.
물론 다들 잘해주셔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 손이 팀원들의 작품을 망친 것 이외에는요.
4인 이서 같이하는 방식이었는데 누구 한 명이 실수를 하면 그날은 맛없는 빵을 먹어야 되는 구조였습니다.
설탕의 양, 물의 온도, 머랭 치기 등 뭐하나 실수를 해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기다리던 마카롱 수업과, 마카롱이 비싼 이유를 알게 되는 계기가 동시에 저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머랭을 치다 보니까 손목이 아팠습니다.
시험을 보는 방식대로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거품기를 자주 이용했었거든요.
마카롱은 실패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역시나......
마카롱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팀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제가 있던 팀은 저 빼고 다들 감이 있는 분들이라서 잘 만드시더라고요.
마카롱을 힘들게 만들고 나서 먹어봤습니다.
짜지 않고 맛있습니다.
제 땀과 눈물이 들어갔는데 짜진 않습니다.
베이커리를 하시는 분들이나 배워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역시 가격은 근본 없이 책정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카눌레와 같이 작지만 비싼 디저트들도 맛이 없거나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과거에 김밥을 만들면서 느꼈지만 사 먹는 것이 저렴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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