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 똥손 남자의 카페 알바 후기

 

 

 (1) 똥 손 남자의 카페 알바 면접 후기↙

https://triangleworld.tistory.com/26

 

 예고된 문자 한 통을 본 저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다음 주부터 나오세요~"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오후 저는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간단한 교육을 받고 앞치마와 셔츠를 주셨습니다.

 

긴팔 셔츠면 조금 더 멋이 날 것 같은데 반팔 셔츠를 지급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모자를 주셨는데 그 모자는 너무 쓰기가 싫었어요.

 

역시 카페라서 그런지 위생 관리가 매울 철저했습니다.

 

 

그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고깃집에서는 화장실 청소하는 고무장갑이랑 고기판을 닦는 고무장갑이랑 같이 사용하게 했거든요.

 

셔츠를 갈아입고 오라고 하셨는데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앞치마는 절대 화장실에서 착용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셔츠를 갈아입고 주방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점장님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근로계약서 쓰시죠"

이렇게 하는 업소가 바른 업소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로계약서 없이는 1초도 일을 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주방에 들어가서 초등학생처럼 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과거에 일을 느리게 배운다는 이유로 한번 잘린 경험이 있던 저는 긴장을 바짝 했습니다.

 

바쁜 매장 환경 탓에 계산부터 배워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재조 하는 법은 한가할 때 배워도 되고 음료를 빠르게 만드는 사람이 계산을 하고 있으면 주문이 밀린다는 이유였어요.

 

 

계산은 빠르게 해도 속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계산은 너무 하기가 싫었습니다.

메뉴가 많아서 손님이 뭐라고 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관이랑 가까운 것이 굉장한 흠이었습니다.

 

영화 상영 시작 전이니까 당장 내놓으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렇게 계산과 쟁반을 닦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혹시 카페 사장님들 보고 계신다면 쟁반 관리 잘하고 계시는지 보셔야 됩니다.

 

포크와 숟가락 때문에 침이 쟁반에 묻을 수밖에 없습니다.

 

행주로 한번 닦아서 다시 나간다고 해도 다음 손님은 그 쟁반에 다시 자신의 숟가락을 올려놓을 것입니다.

제가 일했던 곳은 쟁반이 많았고 세재를 사용해서 닦고 마른행주로 닦아서 말려놓게 했습니다.

 

푸드코트에서도 그릇 밑에 받침 쟁반이 더러운 곳이 많더라고요.

우리 위생관리를 잘해봅시다.

 

 

계속해서 위생관리를 굉장히 철저하게 배워나갔습니다.

 

"선입선출"

휴지나 컵 등 모든 물건을 채워 넣을 때는 기존에 있던 거를 위에 올리고 아래다 깔으라는 말이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납작한 일회용 컵 뚜껑을 쏟은 적이 있습니다.

한 번에 20개 정도가 땅에 떨어졌는데 음료에 닿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다 갖다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카페는 서로 친하고 화목한 분위기였습니다.

한 번에 다섯 명 이상이 근무하는 공간이었는데 그에 맞는 리더가 필요했습니다.

 

매니저분들 중에 저보다 어린 친구도 있었는데 다들 리더십이 강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스팀기 사용법을 배었습니다.

 

 

"푸쉬익!!!"

망했습니다.

 

저는 우유를 커피포트에 데우는 줄 알았는데 스팀기를 사용한다는 걸 아르바이트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스팀기가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저의 손재주는 선천적이었습니다.

선천적인 악마의 손재주는 카페 알바를 하면서 저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한 번은 딸기빙수를 만드는데 직원 한 분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이건 분명 남자가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불렀어요"

 

분명 예쁘게 만들려고 했는데 결과물은 이상했습니다.

 

제가 만들었다는 걸 몰라도 이상하게 만든 건 다 저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실제로 다 제가 만든 게 맞기도 합니다.

 

섬세한 손 기술력을 배웠다는 것에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또 어떠한 한 가지를 배우고 할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갑자기 카페 알바를 하게 돼도 하루 이틀이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3년이 더 지난 것 같은데 사람이 한번 습득한 능력은 어디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 중에 '카페 아르바이트해볼까?' 생각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도전해보세요.

 

다들 하는데 당신이라면 무얼 못하겠습니까 "세상에 큰일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